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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제 목 :   천주교, 그 이름의 배경
ㆍ날 짜 :  2006-04-16 Sun.  Prev Next ㆍ조회수 : 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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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그 이름의 배경  
조선에 들어온 가톨릭교회는 하필이면 스스로 천주교(天主敎)로서 이름하였다. 우리는 조선 실학자들의 서학(西學) 접촉의 면면에서 이러한 예증을 숱하게 발견한다. 일례로, 실학파 선구자 중의 한 사람인 이수광(1563-1628)은 그의 저서 『지봉유설』(芝峰類說, 1614)에서 마테오 리치(Matteo Ricci)의 『천주실의』(天主實義)를 소개하면서 “천주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였으며, 안양의 도(安養之道)로 세상을 주관하심을 논했다”고 말한다. 불교의 윤회 교설과 인간의 성품이 본래 착함을 말한 교황의 뜻까지도 소개한 그였지만 기독론과 성서의 문제는 논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서 스스로 천주교라 이름한 조선 가톨릭교회의 관심을 일단 확인하게 된다. 한국교회사학 연구의 대석학 민경배(閔庚培) 교수의 실증대로, 조선의 가톨릭교회는 신론(神論)에 초점을 두고 간 것이다. 이후 이 교회의 역사에서 유가(儒家)의 상제(上帝)와 기독교의 이른바 천주를 동일시하는 문제를 검토하여 간 경우 등에는 이러한 배경이 자리한다.

가령, 실학자 중 한 사람인 이익(李瀷, 1681-1763) 역시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를 언급한다. 그는 마테오 리치의 천주가 유가의 상제와 같으며 경건과 신앙의 입장에서는 불씨(佛氏)의 석가와 같다고 추정한다. 그는 이수광과는 달리 예수에 대한 상당한 발췌를 하고 있다. 곧 처녀 탄생의 경위, 그의 선교, 십자가의 죽으심, 부활 그리고 그의 가르침이 유럽 여러 나라에 널리 퍼져 있음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그의 기독론의 언급이 종교적 회심이기보다는 비교종교학적 명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간과하기 어렵다. 유가의 상제와 불씨의 석가와 기독교의 천주가 서로 같다고 여기며, 예수에 대한 발췌 역시 이 천주에 대한 학자적 서술의 형태에서 그 궤도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밀한 의미에서의 기독론적 접근의 부재는 조선 가톨릭교회에서 뜻밖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 내의 성육신과 그 구속의 은총의 교리의 등한시는 자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건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실존적 경험과 그 회심의 모습이 드물었던 이유로 이어진다. 이 교회의 신앙은 나의 문제로서보다는 사회 구조의 문제로서 그렇게 각인, 전개되어 갔다.

 

Posted by 차동신   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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