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교회와 사회적 하류층
미국의 저명한 교회사학자 윌리스턴 워커(Wiliston Walker)는 그의 책 『세계기독교회사』 (A History of the Christian Church)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열거하며 종교개혁은 현대 교회사와 구분되며 오히려 중세에 가깝다고 말한 일이 있다. 즉 종교개혁 교회는 중세의 교회와 같이 외부의 권위에 의해서 보존되는 종교, 교육과 문화의 생활 전체를 망라하는 종교의 지배를 강조했다. 단 하나의 예배의식만 인정, 원죄의 주장,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직접적 관여와 그 주재하심, 타계적인 종교관, 신학의 중심 주제로서의 죄와 은총의 문제, 금욕주의적 경향 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현대 교회에서는 상기한 특징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말이다. 요컨대 현대 교회는 세상에 대한 교회의 직접적 영향과 그 가시화 및 단일성의 강조 그리고 종교 바깥에서 종교의 권위를 보존하는 일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 세계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대한 통전적 지배의 위치를 상실한 교회는 이제 교회만의 영역으로 제한되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은 교회의 가치로부터 중립적으로 되어 언필칭 세속화의 길을 걷게 된다.
따라서 현대 교회의 역사에는 더 이상 예전의 국교와 같은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교의 형태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국교가 있어도 그것은 더 이상 사회 전체를 통솔하지 않는다. 현대 교회는 그저 다양한 가치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그 역할도 내적이고 도덕적인 몇 영역으로 제한되고 만다.
교회가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때 거기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은 사회적 하류층일 것이다. 사회적 하류층이란 그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보편성과 사랑을 강조하는 종교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세속화 시대, 영향력을 잃은 현대 교회에서 이들은 유일한 희망인 종교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 채 버려지고 만다.
따라서 현대 교회사에 있어서 사회적 하류층의 인도와 계도의 문제는 다름 아닌 몇몇 깨어 있는 참신한 영적 지도력의 교회들에게 달려 있다. 더 이상 국가 교회로서의 안정적 위치는 보장되지 않는다. 이제 교회는 스스로의 내적 권위를 통해 사회를 품어내는 간접적 영향력을 펼쳐야만 한다. 현대 교회에 속한 한국 교회와 그 역사는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