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예레미야 애가서의 애가(哀歌)라는 말은 헬라어의 ‘큰 소리로 높여 운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히브리 성경의 제목은 ‘어찌하여…’라는 탄식과 비통한 감정을 담은 ‘에카’(ekah)로 되어 있습니다. 무너진 예루살렘
성, 그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경험을 한 저자 예레미야는 이 아픔의 시를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레미야
애가서는 몇몇의 시편들처럼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각 절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식으로 하면 1.감사하세 2.날 구원하신 주 3.다
찬양하세 4.랄랄라 찬양하세 5.마음으로 감사하세 6.바다 같은 그분의 은혜를…… 하는 식입니다. 히브리어 알파벳이 총 22개이므로 각 장은
22절로 끝나며 3장(66절)의 경우는 한 글자에 3절씩 적어 내려 역시나 22절의 구조(22×3)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답관체’라 부르는
히브리 문학양식입니다.
아픔을 적어 본 일이 있으십니까? 속상함을 헤아려 본 적이 있으십니까? 오늘 예레미야는 “내 눈이 눈물에
상하며 내 창자가 끓으며 내 간이 땅에 쏟아졌으니……”(11절)라고 그 아픔을 노래합니다. 아픔을 절절이 적어 내려간 애가. 한 자 한 자,
히브리 알파벳에 새겨간 예레미야의 눈물의 고백입니다. 주를 향하여 부르짖는 눈물의 기도입니다. 아픔 없이는 부를 수 없었던 노래, 그것이
예레미야 애가입니다. 우리 중 누군가의 기도입니다. 아니, 저마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기도입니다.
평생을 결핵성
척추병, 파키슨 병과 피부질환 그리고 말년에는 암으로 고생한 일본의 여류작가 미후라 아야꼬의 고백 앞에 서기를 바랍니다.
“아프지
않으면 드리지 못할 기도가 있다. 아프지 않으면 믿지 못할 기적이 있다. 아프지 않으면 접근하지 못할 성소(聖所)가
있다. 아프지 않으면 우러러 뵙지 못할 성안(聖顔)이 있다. 아, 아프지 않으면 나는 인간일 수조차 없다.”
오늘 하루가 행여 어둠과 아픔의 시간으로 주어진다 해도 여전히 하나님 허락하신 날임을
기억하며 감당하게 하옵소서. 아픔으로 인해 날 깨어 있게 하심을 감사하게 하소서. 아멘.